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에도 억산으로 간다
이번 산행 출발지는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에서 아직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귀천봉을 거쳐서 억산으로 올라 가는 코스 이로써 억산으로 통하는 동서남북 등로는 한곳도 빠짐 없이 다 가보는 셈이 된다
어떤 산이든 주능선을 타다 보면 가끔씩 주변에 꼭 가보고 싶다거나 눈에 밟히는 능선이 있는데 이번 귀천봉~억산 능선이
나에게는 그런 곳 중에서 한곳이다 올해는 영남 알프스의 많은 산들 중에 지금까지 가 보지 못한 빠진 등로들을 찾아 다녀 볼까 싶기도 하다
귀천봉 부근에서 바라 본 억산
억산은 전국 100대 명산인 운문산 가지산에 가려져 있지만
깍아지른 듯한 웅장한 바위와 탁트인 조망 시원한 숲길과 깊은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산행경로
박곡마을~귀천봉~억산~팔풍재~대비골~대비사~대비지~박곡마을 원점회귀 코스 산행거리 약12km
총 소요시간 6시간 40분 ( 순수 산행시간 5시간, 휴식시간 1시간 40분 )
청도 귀천봉~억산 산행지도
박곡리 마을 공터에 주차 후 9시경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로 오는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나쁘다고 보면 된다
산행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다
산행 시작전에 차로 감쪽마을까지 사전 답사부터 하고 주차 후 산행 들머리 감쪽마을로 간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 가다 밭가에 있는
사용은 어려워 보이지만 요즈음 보기 어려운 물건
감이 유명한 청도답게 길 양편 밭에는 감나무가 즐비하다
도착해서 감쪽마을은 확인했지만
정확한 들머리는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
여기서 직진했다가 되돌아 나와서 우측으로 가야 했다
감쪽마을은 마을 이름이 아니고
가내수공업 형태의 천연 염색공장 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처음 오는 사람은 마을입구에서 여기까지 찾아 오는 것도 쉽지 않을 듯 하고
마을에 들어와서도 들머리 찾기가 매우 어렵겠다는 느낌이 강해게 남는다
본격적인 산행 시작
들머리에 있는 아담하고 정겨운 모습 천연염색 공장
등로는 감쪽마을 뒷편 묵혀진 과수원을 가로질러 곧장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초입은 비교적 완만하고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꼬깔 모양의 귀천봉 직전에는 혓바닥이 땅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을 이루고 있다
귀천봉은 사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석 주변에 잡목이 제법 있지만
웅장해 보이는 운문산~억산~구만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북쪽 능선과
호거대(장군봉)능선 그리고 정상 바로 아래 대비지와 동창천을 조망 할 수있다
정상에서 억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새로운 미지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
가운데가 갈라져있는 억산
억산을 중심으로 좌측은 운문산으로
우측은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진행 방향 좌측 건너편 산 중턱이
파헤쳐진 곳 위쪽 뽀족한 봉우리는 장군봉(호거대)
대비사 부근이 내려다 보인다
지나온 귀천봉
다시 한번 귀천봉
청도 방면으로 겹겹이 쌓여있는 산너울이 아름답게 보인다
등로 옆 바위능선 올라서면 칼바위 능선이다
친구넘이 약 1.5~2미터 쯤 되어 보이는 저바위 틈
건너뛰기에는 조금 멀고 다시 내려 오기에도 그런 애매한 넓이
건너 뛰다 거기 낑기면 나는 절대로 못 끄집어 내 준다고 두발이 손이 되도록 말렸다
귀천봉에서 억산까지 적당히 않자서 쉴 곳을 찾아 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고
억산 정상에 오르기 전 약간 넓은 흙바닥에 잔돌이 조금 깔려있는 곳에 자리잡고 만찬을 즐긴다
우리가 올라 온 곳은 오봉리 방향이다
여기는 억산 정상은 올해에 벌써 두번째 왔다 ㅎ
가단하게 사진만 한장 남기고 곧장 팔풍재로 내려간다
너무나 익숙하고 친숙한 풍경
근교 산행의 장점은 시간에 쫒길 필요도 없고
길을 잃어 헤메고 다닐 일도 없기에 평온함 그 자체을 즐기는 산행이 아닌가 싶다
바라 보이는 삼지봉까지 가서 호거대로 내려 갈까도 망설였지만
그쪽은 이미 가본 곳이기도 하지만 점심 먹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까먹은 것도 있고
대비골은 나와 친구 둘다 한번도 들어 가 본적이 없어 그쪽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팔풍재에서 대비골로 내려 가기전
엄청난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뒤에서 앞서 내려가는 친구을 찍었는데
사진상으로는 급경사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
팔풍재에서 약15분 정도 내려오다 뒤돌아 보면서~~~
다시 거슬러 올라 가라고 한다면
혓바닥으로 땅을 쓸면서 기어 올라가야 할 듯하다
대비골에서 쳐다 본 억산
팔풍재에서 삼십분 정도를 내려왔는데도
억산은 아직 우리 머리위에 있다
급경사면을 삼십여분 내려서면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면서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가 나온다
여름철에 찾아 온다면 해볕 한점 들지 않는 원시림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대비사의 식수 인 듯
넘쳐 흘러 내리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셔보니 시원하고 꿀 맞이다
대비사는 신라시대 호거산 5갑사중 한곳이라고 한다
산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는 아주 작은 사찰이라 생각 했었는데 의외로 제법 큰 편이다
신라시대 오갑사 중 하나인 대비갑사가
억산 아래 있고 대비지와 함께 이무기 전설이 있어 많이 알려져 있다.
청도군 금천면에 있는 해발 900m의 억산은 기이하게도 산꼭대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도망 가면서 꼬리로 산봉우리를 내리쳐 갈라졌다는
억산은 금천면 사무소에서 동북쪽으로 4k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고
박곡을 지나 신라 때 창건한 대비사를 거쳐 계곡을 따라 오를 수 있다
옛날 억산아래 대비사에서 주지스님과 상좌가 함께 기거하며 수도에 정진하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자다가 일어나 보니 옆에 자는 상좌의 몸이 싸늘했다.
스님은 이불을 푹 덮고 따뜻한 방에서 자면 몸이 따뜻할 것인데도 차가우니 이상하 게 여겼다.
이튿날 역시 자다가 일어나보니 마침 상좌가 어디엘 갔다가 들어오는지라
스님이 "어디 갔다 오느냐"하고 묻자 상좌는 "변소에 갔다 오는 길입니다"하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데 몸이 역시 차가웠다.
그래서 스님은 한번 지켜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이튿날 자는 척하고 있으니 상좌가 가만히 일어나 스님이 자는지를 확인하려고
스님 코에 귀를 갖다 대는 것이었다. 스님은 일부러 코를 골며 자는척하 고 있었더니 상좌는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더니 밖으로 나갔다.
상좌가 나간 후에 스님도 나가 뒤를 밟기 시작했는데 억산아래 있는 대비못에 이르자 상좌가 옷을 훌훌벗고 물에 뛰어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못의 물이 좍 갈라지고 상좌가 이무기로 변해서 못 안을 왔다갔다 하며 잠시 수영을 한 후 다시 옷을 입고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산 능선을 넘어 운문사쪽으로 급경사진 곳(속칭 이무기못안)에 이르자
상좌는 또다시 웃옷을 벗더니 커다란 빗자루로 돌을 쓸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게도 상좌가 비질을 하자 크고 작은 돌들이 가랑잎처럼 쓸려져 내려가는 것이었다.
스님은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광경에 자신이
상좌를 몰래 뒤따라왔다는 사실을 잊고 큰 소리로 "상좌야 거기서 무얼하느냐"고 묻고 말았다.
갑자기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놀란 상좌가 뒤돌아서 스님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1년만 있으 면 천년을 채워 용이될 수 있는데 아! 억울하다"며 크게 탄식하더니 갑자기 이무기로 변해 하늘로 도망가 버렸다
이때 이무기가 밀양방면 으로 도망가면서 꼬리부분으로 억산 산봉우리를 내리쳐 산봉우리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대비사 아래 대비지을 따라 지겨운 포장도로를 걸어야 했다
무슨 광산인지는 모르겠고
하여튼 호거대(장군봉)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대비지에서 바라 본 억산
더 이상 억산에서 가 보지 않은 등산로는 없는 셈이고
몇해전에 친구와 함게 걸었던 영남알프스 종주을 올해 한번 더 해 보는게 목표다
석골사에서 출발해서 억산~운문산~가지산~능동산~천황산~재약산~시실등~영축산~신불산~간월산~배내봉 약 48~49km 구간을
1박2일간 걷는 것이 목표다, 이때는 산에서 1박 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장비는 이미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올해는 종주가 아닌 이상 더는 억산에 오르지 않을 듯 하며 그때을 위해서 차근차근 산행 내공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진다
그때 다시 보자 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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