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일 일요일 새벽4시 무거 로타리에서 성우랑 새벽 어둠과 찬 공기를 가르며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집에 김장 하는 날이라 못 갈뻔 했는데 다행히 하루 여유가 생겨 급하게 산행이 결정 됐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산이 세번째다
첫 산행이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의 2박3일 종주 산행 이었고
두 번째는 뱀사골에서 화엄사까지 1박2일 산행에 이어
이번은 중산리 ~ 법계사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대피소 ~ 중산리코스다
지금은 달리 가고자 해도 산불예방 통제로 인해 선택의 여지도 없다
약 두시간 반을 달려 여섯시 반쯤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 해서 화장실도 가고 산행 준비를 마치고
일곱시에 본격 산행에 나섰다
통천길에 접어드니 띄엄띄엄 산행객들이 모이지만 많지는 않다
어둠이 걷히고 멀리 산 중턱을 쳐다보니 안개가 있어 정상에 올라도 전망이 썩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대피소 도착시간이 8시20분경
새벽길을 나서다 보니 아침도 거르고 여기까지왔다
여기서 간단하게? 아침도 먹고 한잔의 막걸리로 추위를 녹였다
여기가 개선문이라 한다고..........
고도가 높아지자 눈이 점점 많아지고 안개도 걷히면서 날씨가 좋다
고개를 젖혀 쳐다보니 까마득히 지리산 정상 천왕봉이 웅장한 자태를 뿜내면서 당당하게 우뚝 솟아있다
눈덮힌 제석봉쪽도 한번 쳐다보고 그 뒤에는 장터목 대피소다
지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여기가 진주 하면 떠오르는 남강 발원지라고.........(11시15분경)
친구 앞에 갈라진 바위틈에서 졸졸 흘러 나오는 물이 흘러흘러 남강을 이룬다
바위틈에서 솟아 나는 청정수 한바가지 시원하게 들이키니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뚤린다
천왕샘 주변 눈과 고드름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흰눈 사이로 보이는 구상나무의 푸르름이 더욱 선명하다
천왕샘을 뒤로하고 정상을 향해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눈이 점점 많아지면서 장관을 이루고...........
10시50분경쯤 산행시작 4시간여만에 정상 도착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 최상의 날씨다
지리산 산행때 마다 나름 운은 좋은 것 같다
종주때는 장터목에서 붉게 물든 멋진 일몰도 봤고 다음날은 정상에서 일출까지 봤는데.....
이번에는 쾌청한 날씨에 멋진 설경을 즐기고.........
내가 사진을 잘 못 찍기도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이 장엄한 지리산 설경을 카메라로 담아 내지는 못 한다
누가 그랬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렌즈는 그 어떤 카메라 보다 우리 사람 눈이라고........
정상에서 내려와서 제석봉으로 향하면서 뒤돌아서서...........
정상에 한시간 가량 머무른거 같다 거의 12시가 다 되어간다
계속 쳐다 봐도 싫지 않는.........
눈 덮힌 제석봉으로 향한다
역시 산은 힘들게 오른 만큼 보여주는 것도 거기에 비례한다
이 쪽 길은 북측 사면이라 눈이 더 많이 쌓여 설경이 더 좋다
내려온 길 다시 한번 돌아보고
통천문을 내려오다 한컷
옛날 사람들은 여기를 지나야 하늘로 통 할수 있다고 생각 했나보다
옛날에는 지금 처럼 길이 정비 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여기까지 오르기가 하늘을 오르는 것 처럼 힘들다고 해서
여기를 통하면 하늘로 가는 길이라 여겼나보다
여기 계속 머무르고 싶다
일년 전 종주때는 정상에서 일출 보느라 장터목에서 깜깜 할때 출발해서 여기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다
몇 십년 전 이 근처는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는데 불법으로 벌목을 하다
적발 될것이 두려워 증거를 감추기 위해 고의로 불을 질러 모든게 다 타 버렸어 황량했는데
최근에 복원 사업으로 그나마 복구 된 상태라고.....
여기만 내려 가면 장터목대피소
장터목 대피소 식당에 도착하니 발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이다
그 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구석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삼겹살을 굽워 소주 한잔을 마시면서
오늘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묵은 김치와 삼겹살을 잘 썩어서 일명 짜박이로 만들어 배가 빵빵해 지도록 먹었다
오늘 산행은 휴식시간 3시간20분 포함해서 총 9시간20분 걸렸고
새벽4시에 울산에서 출발해서 두 시간 걸려 중산리에 도착 했는데
돌아 오는 길은 교통 체증으로 네 시간이나 걸려 저녁 늦게 울산에 도착했다
진정 한 겨울 눈 산행은 소백산을 꿈꾸고 있는데 계획으로 끝나지 말고 꼭 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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