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여만에 다시 찾은 비경 학심이골
지난번에는 등산로를 이용해서 계곡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 왔었지만
이번 산행은 등산로가 아닌 오로지 계곡을 타고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 산행이 목적이다
한달 이상 가뭄이 이어지다 몇일전 비가 제법 내려서 계곡 산행을 하기에 아주 적당한 수량이고
어쩌면 올해 여름 마지막 계곡 산행이 아닐까 싶어진다
가지산(加智山·1,240m)은 영남알프스 주봉답게 깊은 계곡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 가지산과 상운산(1,117m) 사이에 있는 학심이골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과 자연미를 간직한 계곡일것이다
학심이골 산행경로
천문사~배넘이재~합수점~학심이계곡~쌍폭~비룡폭포~상운산~배넘이재~천문사 원점회귀 코스
산행거리 약12.1km, 산행시간 10시간 25분 소요 (순수 산행시간 7시간 10분)
8시 15분
산행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천문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산행이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고 긴 시간이 필요 한 산행이 될 것이다
요즘 연일 행사가 겹친 탓에 조금 무리 한 듯
산행 시작 한지 1km 쯤 걸었을려나 벌써 부터 기진맥진
친구 녀석은 나의 상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제 갈길만 가고
나는 또 친구가 앞서 갔던지 말던지 내 컨디션에 맞춰서 잠시 쉬어 간다
앞서 갔던 친구 넘~~~
배넘이재에서 유유자적 앞서 도착한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몇일전 비 내린 날을 기점으로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지긋지긋한
폭염과 무더위의 기세도 한풀 꺽인 듯 계곡을 타고 넘어 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고
배넘이재를 지나자 한결 몸이 편한해 지면서 발걸음이 가벼워 진다
계곡에 내려서자
맑은 계곡물과 어우리진 숲에서 청량감이 느껴진다
바위 사이사이로 흘러내리는 계류가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한 보석처럼 반짝인다
친구는 처음부터 물에 들어가서 걷고 있지만
나는 최대한 물에 들어 가지 않고 갈 수 있는데 까지 걷다가
어쩔수 없을 상황에 부딪혀을때 들어 갈 생각이다
수량이 어느 정도 되어서 쌍폭의 위용은 지키고 있다
아마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볼품이 없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숨겨진 폭포라 등산로를 따라 산행 한다면 볼 수 없는 숨겨진 폭포
폭포 양쪽으로 수십미터 암벽이 협곡을 이루고 있어서 학소대 못지 않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 하는 곳이다
폭포에 도착 하자마자
한치 거리낌 없이 바로 입수 해 버리는 친구
나도 뒤질새라 바로 입수
허!~~~ 깊은 산중 계곡이라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이서늘한 느낌~~~
아~~~
이거 상체까지
입수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잠시 망설임
그냥 나오면 두고두고 아쉬울 듯 하여 바로 입수
잠시 물놀이 후 다시 출발
이 정도 높이의 장애물은 바로 직진~~~
짙고 검푸른 빛을 띠고있는
거대한 협곡이 원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그리고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우며 신비로움이 가득한 골짜기다.
이렇게 계곡을 거슬러 올라 온게 지난해 1월쯤
그때 이곳 암벽에는 온통 어름이 주렁주렁 빙벽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 기억 난다
지나온 아랫쪽 계곡 뒤돌아 서서 바라 본 풍경
그냥 이 계곡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행운이고 행복이 아닌가 싶어진다
수량이 많을때는 정면에서도 물이 흘러 내리지만 지금은 좌측 한 곳에서만 흘러 내린다
정면에서 흘러 내릴 정도 수량이라면 이렇게 계곡을 거슬러 올라 가는 것 자체를 포기 해야 겠지~~~
사진 위쪽 큰 바위 두개 사이로 보이는 통로를 이용 해야만 이곳을 통과 할 수 있다
계곡 아래 방향으로 한장
폭포 옆에서 폼 잡고 있던 친구
내가 다른 곳으로 보고 있었더니
심심 했는지 위쪽으로 올라 가고 있다
지난번 겨울에 왔을 때 여기 폭포 아래 얼음이 수면 위로 붕 떠 있어
얼음이 깨질 것 같아 오도가도 못하고 진퇴양난 고생 끝에 계곡 절벽을 타고 구사일생 겨우 탈출~~~
그 후로는 겨울에는 계곡을 타고 여기를 통과 하는 것은 아예 접었다
발 아래는 청정계곡수가 시원스레 흐르고
계곡을 타고 내려 오는 바람이 이통로를 빠르게 통과 하기 때문에 시원~~~
그래서 사진 찍으면서 짧은 휴식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 본 모습
다시 산행은 시작 되고
다시 아랫쪽으로 바라 보면서 한장
비룡폭포 아랫쪽
평평하고 그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점심도 먹고 느긋하게 쉬어 가기로 한다
점심 준비에 몰입
막걸리 한잔 채워 두고
남은 막걸리는 계곡수에 던져 놓았다
다시 잔이 비면 계곡에 첨벙 뛰어 들어 건져와서
한잔 채우고는 다시 던져 놓고~~~~~
아름다운 풍광에 분위기 좋고 이 보다 더한 신선놀음이 따로 없지 슆다
여기서 한시간 반은 족히 이러고 있었지 싶다
비룡폭포
운무가 가득 할 때 보면 용이 승천 하는 듯해서 붙여진 이름
아직까지 이곳을 거슬러 올라 가 본적은 없다
우회? 직진? 망설이고 있는 사이
친구 녀석이 아무 말없이 폭포를 거슬러 올라 가고있다
나도 더 이상 망설임 없이 친구를 따라 폭포로 들어 선다
친구가 서있는 저곳 생각보다 난 코스였다
바위에 손가락 들어 갈 틈 조차 제대로 없다
몇 차례 바위를 더듬어 겨우 손가락 두개 비집어 들어 갈 곳 찾아서 올라 왔다는~~~~
음!~~~~ 다음에는 될수 있는 되로 이곳은 우회 하는 것으로~~~
힘들게 올라 온 만큼 비룡폭포 상단 풍광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원하게 흘러 내리는 계곡수를 보는 것 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는 듯하다
학소대와 연결 되는 등산로 다리가 보인다
우리는 다리 아래를 통과 한 후 학소대는 들러지 않고 계속 계곡 상류로 향한다
이름 없는 폭포도 여럿 지나고~~~
약 십여명의 단체 산행들은 위에서 내려와 아래 방향으로 가는 듯 하다
다시 십여분쯤 올라 가자
수량 줄어드는게 확연하게 느껴진다
서서히 계곡이 끝나고 있는가 보다
이제는 한번 씩 물 줄기가 사라지기도 한다
계곡물 줄기가 끝인가 싶으면 다시 나오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제 계곡은 겨우 바위틈 사이로
졸졸 흘러 내리는 실개천이 되어 버렸다
어느 순간 계곡 너들바위 아래에서 졸졸 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는 돌강?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물길은 온데간데 없고 이끼류만 가득하다
가파른 경사의 너들 바위지대를 힘겹게 올라 가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잡목이 우거진 사람 다닌 흔적이 거의 없는 곳을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점심 식사 후 약 세시간의 행군 끝에
오후 3시40분경 상운산 아래 테크에 도착
바로 아래 석남사와 멀리 울산시내가 바라 보인다
멀리 사진 가운데의 좌측 봉우리가 문수산
그리고 우측의 남암산이 쌍둥이 처럼 보인다
완전 무장해제하고
아이스박스에 넣어 온 시원한 냉커피 폭풍 흡입 중
테크에서 상운산으로 들어 설려는데
벌써 길가에는 억새꽃이 피어있다
그렇게 지긋지긋하고 무더웠던 2018년 여름도
서서히 기억의 뒤안길로 사그라 질 시간이 다 되었나 보다
4시 조금 지나서 상운산 정상 도착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주변에 인기척이라고는 없다
상운산 정상에서 바라 본 쌍두봉 방향
우리는 1038봉 헬기장 갈림길에서
우측 쌍두봉 방향은 급한 내리막 길이라
좌측 배넘이재 방향으로 하산 할 것이다
상운산에서 천문사까지 하산 하는데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약 두시간 정도는 걸어야 한다
오후 5시경
진행 방향 좌측으로
가지산과 북릉 능선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 했다
예년에 비해 올 여름 산행은 계곡 위주로 산행을 했었고
앞으로 한두번 계곡 산행을 할 수 있을런지 알수 없지만
사실상 계곡을 타는 산행은 이번이 올해 마지막 계곡 산행이 아닐까 싶어진다
휴식시간 포함해서 열시간이 넘는 산행 산행 막바지에 친구가 힘들어 했었지만
오래 토록 기억에 남아 있을 산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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