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혼자서 합천 가야산이나 김천 황악산 두곳 중에 어디로 갈까 고민 하다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친구가 야간 근무 마치고 멀리 가기에는 힘들고 가까운 곳으로 함께 가자는 연락이 왔다
저녁에 함께 부부 동반 모임도 있고 해서 오랫만에 경주 건천의 단석산 산행으로 결정~~~~~
지난번 산행은 건천읍 송선리 우중골에서 산행을 시작 했었는데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산행객이 뜸한 반대편 내남면 비지리에서 산행을 시작 하기로 한
삼국통일의 공신인 김유신(金庾信)은 595년(진평왕 17년)
충북 진천에서 만노군(萬弩郡)의 태수이던 서현(敍玄)장군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김유신은 15세에 화랑이 되어 17세에 고구려, 백제의 잦은 침략에 삼국 통일의 큰 뜻을 품고
서라벌 서쪽산에 있는 석굴에 들어가 목욕재계 하고 천지신명에게 고구려, 백제, 말갈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자,
4일 만에 한 노인이 나타나 김유신의 인내와 정성을 가상히 여겨 비법이 담긴 책과 신검(神劍)을 주었다고 삼국사지, 동국여지승람, 동경잡기에 소개되어 있다. 김유신은 이 신검으로 고구려, 백제와 싸울때마다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며,
당시의 화랑들이 수도하던 산에서 김유신은 이 칼로 무술연마를 하면서 바위들을 베었다고 하여, 이름이 단석산(斷石山)이 되었다.
단석산 산행경로
내남면 비지리 학동마을 입구 ~ 입암산 ~ 비지고개 ~ 단석산 ~ OK그린청소년수련원 ~ 소방도로 ~ 비지리 학동마을 원점회귀
산행시간 6시간(휴식시간 1시간포함) 산행거리 15.5km
OK그린청소년수련원에서 하산길을 지나쳐서 왕복 약 3km의 거리를 헤메야 했다는~~~
단석산 등산지도
옛 학동초등학교 뒷편에 주차를 한 후 산행 시작
주차를 한 뒤 마을 안쪽으로 조금 들어서다 우측 시멘트 길을 따라 간다
처음에 여기까지 왔다가 여기가 아닌가 싶어
농로를 따라 좌측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서 산으로 올라 가고 있다
초입에는 이정표도 시그널도 제대로 된것이 전혀 없고
도로가 끝나는 부분에서 우측으로 가서 묘지 뒤쪽으로 올라 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등산로에 낙옆이 쌓여 있어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제대로 될리가 없고
얼마 쯤 가다 당연히 등산로를 벗어나게 되면서 앞으로 허리를 조금만 숙여도
코가 땅에 땋을 듯 하고 낙옆 쌓인 땅 바닥은 어찌나 미끄러운지~~~~
미끄러지지 않을려고 얼마나 바둥 거렸던지 산행 후에 다리가 뻑적지근 후덜덜~~~
입암산을 지나자 오늘 산행 시작하고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이정표
이쪽은 이정표도 없고 등산로까지 희미해서 지금처럼 낙옆이 많은
겨울철에는 길 찾기가 싶지 않은 듯 하다~~~~
보통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입암산을 거치지 않고
마을에서 사곡지를 지나서 바로 비지고개로 올라 가는 것으로 여겨 진다
비지고개
우측으로 내려가면 방내지와 천수암 방향
좌측은 우리가 출발한 비지리 학동분교로 가는 방향이다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내리에서 산행을 시작 하는 듯 하다
봄이나 여름철에는 산행객이 제법 있는 듯 한데
지금 이 시기에는 이쪽 길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탁트인 조망처를 만났다
건너편으로 우리가 지나온 입암산과 앞쪽으로 능선이 보인다
수북히 쌓인 낙옆길을 걸어 왔더니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와 베낭까지 온통 희뿌연 흙 먼지 투성이~~~
친구 녀석은 베낭이랑 바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 내지만
나는 아예 포기하고 "너 언제부터 깨끗 했냐? 그냥 생긴되로 살자고~~~~"
조망처에서 정상이 멀지 않았다
건천 읍내도 내려다 보이고
앞쪽으로 바위가 보이는 능선이 진달래 능선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방내지에서 올라 오는 길과 합류~~~
여기는 우리가 올라 온 길에 비하면 융단이 깔린 비단길 수준이다
방내지로 내려 가는 길
단석산 정상
이산의 바위들은 죄다 이렇게 김유신 장군이 휘두른 칼을 맞고 갈라 진 듯하다
정상에 서너명의 산객들이 보이더니
우리가 도착 할 즈음 하산을 하고 우리 둘만 남았다
삼국시대의 신라는 중악(中嶽)이라고 불렀고,
일명 월생산(月生山)이라고 했다한다. 중악은 김유신의 수도장(修道場)으로 유명하다.
단석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김유신장군이 경주 건천에서 화랑도 수련을 하며 칼로 바위를 두동강 내어서 만들어진 이름이며.
한자 끊을 斷 돌 石 그래서 단석산이라고 불리게 된 전설이 전하며 지금도 산 정상에는 두동강 난 바위가 있다.
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기 시작해서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초소에서 간단하게 점심 해결 하고~~~
정상석 뒷면~~~
정상에서 우리는 OK그린연수원 방향으로 가다 하산 할 것이다
당고개 방향으로 계속 진행~~~
이정표가 꼭 있어야 할 듯 한 곳에는 없고
절대로 길 잃어 버릴 염려가 없는 곳에는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 되어 있다
물론 이 곳에도 굳이 이정표가 있을 필요가 없는 곳~~~
점심 먹고 난뒤부터 바람이 장난 아니다
약간은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당고개 갈림길
우리는 OK그린연수원 방향으로 고고~~~
바람 너무 많이 불고
기온까지 내려가서 중무장~~~
진행 방향 우측으로 OK그린연수원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린전망대"라고 하는데 약간은 흉물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전경
고헌산에서 단석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구간이지만
이렇게 훼손 되어있고~~~하긴 뭐 백두대간인들 온전치 못한데 이런 곳이 한둘이 겠는가~~~
여기서 더 좌측으로 가서 임도를 따라 내려 갔어야 했는데
하산길 길치인 친구가 저만치 앞서가고 나는 한참을 뒤처져 가는데
친구 녀석은 멧돼지 마냥 앞만 보고 계속 가버리고
이 길이 아니다 싶어서 목청 껏 불렀지만 휘 몰아치는 바람 소리에 묻혀 버리고~~~
결국 고래고래 부르면서 뒤 따라 가길 약 1.5km 겨우 따라 잡아서 가던 길 되돌아 와야 했다
이때 까지도 잘 못 가고 있는지 몰랐다
이 사진 찍고 나서
아차! 싶어서 젭싸게 따라 갔지만
친구는 산모퉁이를 돌아서고 있었는데
내가 부르는 소리 듣지 못했고~~~~
1.5km를 갔다 되돌아 왔으니
결국 왕복 3km를 헛 발품 팔았다
항상 알바로 되돌아 오는 길은 거리에 관계 없이 길고도 지루하고 힘들다~~~
골프장 좌측 가장자리에 있는 임도를 따라 하산 한다
ok그린연수원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반대편에 있는데
이렇게 급경사면에 산을 많이 훼손 하면서 까지 이 길은 왜 있는지 궁금 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단석산을 두번 찾았는데
산 아래 주변 환경이 축사로 인해 악취가 있어 좋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맘때는 그나마 참을 만 하겠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생각 하기도 싫어진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지만 그 일이 단석산이 아니었으면 한다~~~~ㅎ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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