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가뭄에 몸살을 앓다가 최근 일부 지역은 폭우로 피해가 심하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쪽 동해 남부는 비 다운 비가 언제 내렸는지 기억 조차 가물가물 하다
평소 주말에 자주 찾는 영남알프스 계곡은 모두 가뭄에 타 들어가다 보니 시원하게 흘러 내리는 계곡수 구경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아니 영남알프스 뿐만이 아니라 사방 100km이내에서 시원스레 물 흐르는 계곡 구경 하는것 자체가 어렵고
그래서 이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콸콸 흘러 내리는 계곡수가 그립기도 하고 해서~~~~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궁리 끝에~~~
지리산! 지리산 피아골로 가기로 결정하고 남들은 가을 단풍이 좋은 곳이라지만
이맘때면 찾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어 조용한 산행이 가능 할 듯도 하고~~~~
피아골은 지리산의 주봉 가운데 하나인 반야봉에서 연곡사에 이르는 계곡을 가리킨다.
과거 피아골에서 죽은 이의 피가 골짜기를 붉게 물들였다는 까닭에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으나,
이곳의 직전마을에서 오곡 가운데 하나인 피를 많이 재배한 데에서 불리는 이름이라고 한다.
즉 피밭골이 피아골로 변한 것이다.
산행경로는 내가 산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갔던길 고스란히 되돌아 오는 길을 택한다
직전마을~피아골대피소~피아골삼거리~임걸령~피아골삼거리~피아골대피소~직전마을로 되돌아 오는 코스로 거리는 약 15.5km이다
전체 산행시간은 7시간40분에 휴식시간 2시간 20분 쉬엄쉬엄 걸은 시간이5시간 20분쯤 된다
피아골 산행지도
울산에서 조금 이른 시간에
출발 했었기 때문에 7시 40분경 직전마을에서 산행 준비 끝내고 출발~~~
직전마을 펜션에는 벌써 더위를 피해
휴가를 온듯한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이고
계곡으로 들어서자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은 띄엄띄엄 보이지만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랫만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
그 자체만으로도 도심의 무더운 열기에서 탈출한 해방감이 마구마구 밀려 온다
피아골은
에~~~
아래를 참고 하면 될 것이고
처음 울산에서 출발 전에는 피아골대피소까지만 갔다가 돌아 오기로 했었는데
여기 도착해서는 삼도봉까지 가서 불무장등 방향 혹은 노고단으로 가다 문수대 방향으로 갈 것인지 옥신각신 했었지만
막상 임걸령에 도착해서는 왔었던 길로 그냥 되돌아 가는 것으로 의견 일치~~~~ㅎㅎ
피아골은 단풍이 좋아 가을이 제격이라지만
내가 보기에는 한여름 무더위를 잊기 위한 산행지로도 손색없다
삼사십분 쯤 걸었을려나~~~
친구넘 자리 잡고 잠시 쉬어 가자고 한다
그래 오늘 무더위 피해 계곡으로 왔는데 쉬엄쉬엄 가는데까지만 가자
삼홍소
가을에 다시 찾아 삼홍소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 봐야겠다는 다짐~~~~
단풍에 산이 붉게 타는 산홍
붉은 단풍이 물에 비추어 물까지 붉게 보이는 수홍
산홍과 수홍으로 사람의 얼굴이 붉게 보이는 인홍이 있어 "삼홍소"라 한다고
삼홍소 다리에서 바라 본 상류쪽
층층이 바위를 타고 흘러 내리는
계곡수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삼홍소 바로 위 계곡 건너편 꼴짜기에서
흘러 내리는 멋진 풍광에 취해 한참을 머문다
수량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찌보면 그것도 만족 할줄 모르는 욕심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
오늘 하루는 이런저런 욕심 다버리고
자연이 허락 하는 것 까지만~~~
발걸음 옮기다
다시 한번~~~~
앞서 가던 친구넘이
출렁다리에서 한장 찍어 달라고 기다리고 있다
"인물이 별루라 좋은 풍경 다 버리는 것 아닌지 오르겠다"라고 약 올리면서~~~ㅋㅋ
이번에는 친구가 내 사진 찍어 준다기에
"니 집에가서 확인 했보고 사진 똑바로 안 찍혔으면 사진 찍으러 다시 와야 한데이" 하면서~~~~ㅎㅎ
일기예보상 오늘 지리산에 비가 내릴것이라 했었는데
멀리 능선 부근에 운무가 가득한게 한번쯤은 비 맞을 각오를 하고 있다
계곡을 타고 간간이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
산행이고 뭐고 다 때리치고 그냥 계곡에 풍덩 뛰어 들고 싶기도 하고~~~~
출렁다리를 건넌 뒤
왠지 아무도 없는 텅빈 다리가 보고 싶었다
바위를 타고 유유히 흘러내리는 물결을
바라 보고 있자니 이 순간만은 천하에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신선이라도 된듯 한 착각에 잠시 빠져 보기도 한다
지금까지 고속도로였다면
지금 부터는 약간 오르막이 있는 길이다
뭐 잘 딱여진 국도쯤이라 여기면 될 듯~~~
피아골 계곡 등산로는
직전마을에서 대피소까지는 아주 완만한
누구나 편하고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라 보면 된다
숲사이로 희미하게 피아골내피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대피소가 지리산 여타 대피소에 비해 좋은 점이라면
식수가 가까이 있다는 것 물론 연하천대피소도 그렇지만
그리고 숲속에 있어 여름철에 그늘이 좋다는게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다~~~~
예초에 대피소까지만 계획 했었지만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이고
일단 피아골삼거리까지 가서 다시 결정 하기로 한다
오늘은 완전히 무계획 산행 그 자체가 계획이라고 봐도 무방 할 듯~~~~
아!~~~~
욕 나올라 그래~~~
대피소를 지나 본격 오름길이 시작 되자 바람 한점 없고
등줄기를 타고 사정 없이 흘러 내리는 수 많은 땀들~~~
대피소~피아골삼거리 딱 중간
에~~~고고
온 몸의 열기가 머리로 모이는 듯한 느낌
물 한바가지 꿀꺽꿀꺽 삼키면서 잠시 쉬어 가야 한다
다시 발걸음 옮기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누군가 예전에 나에게 물어 보았던 질문이 문득 기억이 났다
어떻게 하면 산을 잘 탈 수 있냐고?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
임걸령에 막 도착해서 쉬고 있다
갑자기 뒤로 훽 돌아 섰는데 고향 친구넘 즉 초딩6년을 함께 한 친구 한넘을 여기서 우연찮게 만났다
산 아래에서 만난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반가움~~~
초딩 친구라 해 봐야 남자 16명 여자 16명의 조그만 시골 초등학교다
사진 오른쪽 친구는 초,중,고 다 같은 학교 나왔고
지금 나와 매주 같이 산행 함께 하는 녀석
가운데 친구는 초,중 같은 학교 나왔고~~~
이 녀석은 산악회따라 와서 반야봉 갔다 뱀사골로 하산 한다고
셋이서 임걸령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바가지식 들이키고
산악회와 함께온 친구는 반야봉으로 갔고
우리는 여기서
날씨 핑계, 저녁에 모임있다는 핑계, 등등을 이유로
몇년의 산행 경력 사상 처음으로 왔던 길 백퍼센트 그 길로 되돌아 가기로 의기투합?~~~ㅋㅎㅎ
피아골삼거리에서 피아골로 하산~~~~
이런저런 이유는 다 핑계 일뿐이다
오늘만은 특별히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고 물소리 벗 삼아
얼음 동동 뜨 다니는 태화루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 크게 작용 한게 아닐까~~~
때로는 가끔 이런 여유를 부려 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듯~~~
올라 갈때 한참을 머무른 그곳에 다시~~~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여기서 또 한참을 머물면서 또 쉬어 간다
내가 응시 하고 있는 방향이
바로 위의 사진에 있는 폭포가 있다
오랫만에 시원한 물소리 들어면서
무더위를 잊게 한 오늘 산행 만세~~~
피아골!
잘 있어라
붉게 물들어 가는 너를 보기 위해
가을에 꼭 다시 오마~~~
떠나기 전날 갑자기피아골로 행선지를 정했고각자 알아서 짐 챙겨 떠나는 산행에 이제는 이런 산행이 둘 다 익숙해져 있다특별히 어디를 가자고 사전 계획을 세우고 그런게 없어진게 언제 부터였는지~~~
하여튼 피아골에서 한여름 하루 더 위를 잊고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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